전문가들은 한국경제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최근 국회가 통과시킨 추가경정예산(추경)만으로는 경기가 되살아나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성장률이 정부(3.1%)나 한국은행(2.8%) 전망을 밑돌 것이라며 추경 조기 집행과 더불어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 등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추경이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0.3%포인트 내외”라며 “올해 성장률은 추경을 고려해도 2.6%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경의 규모가 워낙 작고, 2분기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3, 4분기에 재정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추경 집행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며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추경 외에도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은 전망치인) 2.8% 달성도 추경 집행 속도와 방식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달려있다”며 “추경을 통해 민간 소비와 투자심리 개선을 얼마나 빠르게 유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일자리 등 후방효과가 큰 부문에 추경을 조기 집행하고, 불용액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인하와 추경 등 거시적인 정책 외에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도권 규제 등과 같이 즉각 투자에 영향을 주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민간소비를 살리기 위한 소비세 조정 및 상속증여세 한시적 완화 등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