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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2만달러 돌파한 뒤
저성장 탓 잠재성장률 하락해
OECD 주요국보다 3년 더걸려

원·달러 환율 1083원 유지땐
2년 후쯤 3만달러 도달 전망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약 4690만 원) 달성도 오는 2023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핀란드를 제외하고 달성기간이 가장 길다.

1인당 GDP 3만 달러는 오는 2017년쯤 도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OECD 국가들의 잠재 성장률 상승세 예상과는 달리 한국은 저성장으로 인해 갈수록 잠재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7일 발표한 ‘OECD 국가들과 비교한 한국의 저성장 현황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OECD 전망대로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2.9%로 하락하면 1인당 GDP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올라서는 데는 17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2만 달러를 돌파한 지난 2006년을 기준으로 하면 17년이 지난 오는 2023년에야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는 OECD 주요국의 국민소득 4만 달러 평균 달성 기간인 13년 6개월보다 3년 6개월이 더 긴 것이다. 이는 ‘4만 달러 클럽’에 속한 21개 회원국 가운데 핀란드(18년)를 제외하고는 달성 기간이 가장 길다. 3만 달러 돌파는 2년 후인 2017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6년을 기준으로 하면 11년 만에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이다.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달러당 1083원 선을 유지한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1160원 선을 넘어선 지 오래다.

더 큰 문제는 다른 OECD 회원국들은 잠재 성장률이 완만하게라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만 저성장으로 인해 잠재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올해 3.59%에서 오는 2022년에는 2.9%, 2034년에는 1.91%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은 2010년을 기준으로 잠재 성장률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영국·일본·독일·프랑스 등은 2009년, 재정위기를 겪은 이탈리아도 2012년을 저점으로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그동안 성장을 주도하던 반도체와 휴대전화, TV 등의 업종 이후에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것이 저성장에 빠진 주요 원인”이라며 “서비스 산업과 같이 고학력 청년층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