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연간 7300억 달러(약 82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은 우리 기업의 아시아 지역 건설, 교통, 통신, 금융 부문의 해외 진출 기회를 대폭 넓혀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기획재정부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 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세계은행(WB)이나 ADB 등 기존 다자개발은행의 아시아 지역 투자금 공급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IB가 아시아 국가의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계획인 만큼 이르면 AIIB가 본격 가동하는 내년부터 아시아 지역에 대형 인프라 시장이 열리고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가속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우리 기업이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인프라 건설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 시장 형성으로 우리 금융기관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5일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AIIB 출범 후 확대될 인프라 투자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대응체계인 ‘코리안 패키지’(가칭)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 중공업, 컨설팅, 금융, 연기금,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활용, 해외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AIIB가 출범한 후 조속한 시일 내에 인프라 투자에 착수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이 AIIB 출범 후 곧바로 첫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