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정문 서명식을 앞두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북한도 지원 가능하며 여건이 조성된다면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의 사전 기자 브리핑에서 “앞으로 AIIB 설립 이후 운영 과정에서 북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환경과 여건이 조성된다면 AIIB를 통한 북한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AIIB를 통한 북한 지원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나 이는 여러 측면에서 환경 등이 충족돼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AIIB의 지원 대상은 원칙적으로는 회원국으로 한정돼 있다. 최 부총리는 이와 관련, “비회원국에 대한 지원은 AIIB 지분의 4분의 3 이상, 즉 75%의 찬성을 받게 되면 북한도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AIIB 출범 준비 초기 과정에서 국제사회에서 제기된 지배구조와 관련된 우려 등에 대해 “협정문 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AIIB의 모든 운영과 투자 결정 권한은 이사회가 보유한다는 것이 협정문에 명시됐으며 정기 이사회에 더해 3인 이상의 이사가 요청할 경우 수시로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른 국제 금융기구와 달리 출범 당시 이사회를 비상임으로 시작하도록 한 점과 관련, “초기 경비를 줄이는 대신 이후 업무량이 증가함에 따라 회원국 간의 논의를 거쳐 상주이사를 둘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 구성과 관련, “하반기에 능력을 기준으로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할 것을 명시했다”면서 “한국이 가입한 국제 금융기구 중 가장 지분율 순위가 높은 기구이기 때문에 부총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AIIB 출범에 따른 국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건설·교통·통신 등 인프라 분야에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젊고 유능한 한국 인력이 AIIB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