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아공월드컵 유치 관계자등
추가 기소자 나올 가능성 높아
나이키 로비 여부도 수사대상

폭스TV의 4700억 중계권료
비리자금 美은행 통한 유통이
美당국 강력한 수사 부른 듯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한 미국 당국의 수사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혐의자들의 완강한 부인에도 미 법무부가 강한 수사 의지를 밝혀 회장 선거를 하루 남긴 FIFA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FIFA 비리 수사가 확대될 것이며 기소 대상자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스위스에서 체포된 FIFA 고위 간부 7명을 포함해 총 14명을 기소한 미 법무부가 수사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사람을 추가 기소한다는 것. 미 법무부 관계자는 “FIFA 관계자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유치위원회 관계자 등 총 25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들 중 추가 기소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 등과도 협력해가며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제임스 코미(사진) FBI 국장은 “공격적인 수사를 통해 더 많은 기소가 나올 것”이라고 수사 확대 가능성을 인정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FIFA 관계자 및 스포츠마케팅 업체 직원 14명을 공갈, 금융사기 등 47개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91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회사들을 통해 1억5000만 달러(약 1661억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날 체포됐던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등은 해당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부 장관은 “이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여러 차례에 걸쳐 스포츠마케팅 회사들에 축구대회 광고권 등을 대가로 뇌물을 요구했다”며 기소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FIFA 내부의 조사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대상의 이름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제프 블라터 회장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스포츠업체 상당수도 FIFA에 로비를 한 정황으로 인해 수사를 받을 확률이 높다. 허핑턴포스트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용품업체인 나이키가 이번 비리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국제기구인 FIFA를 수사하는 것은 범죄행위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이뤄졌고, 비리자금이 미국 은행을 통해 오갔기 때문이다. 또한 FIFA의 주요 수입원 중 한 곳이 미국이란 점도 미국이 칼을 빼 든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폭스 TV는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의 미국·캐나다 중계권을 위해 약 4억2500만 달러(약 4700억 원)를 지불했다. 또 한 달 전 장관에 오른 린치 장관, 코미 FBI 국장, 그동안 FIFA의 비리를 조사해왔던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윤리위원회 위원장이 모두 뉴욕 검사 출신이라는 ‘친분’도 미국의 대대적인 수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린치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FIFA 비리는) 미국의 문제”라며 “부패 관행을 척결하고, 위법 행위자를 법정에 세우겠다”고 강력한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