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득권·공천권 탐하는 것 불용”
非盧, 文대표 사퇴·비대위 구성 요구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내 비노(비노무현) 측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과거 세력’으로 규정한 ‘당원에게 드리는 글’이 공개되면서 새정치연합 내홍이 계파 간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비노측과 당밖 인사들을 중심으로 문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후 창당론 등이 제기되고 있어 분당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우리 당의 희망도 미래도 없다”며 “국민을 위하고 국민이 바라는 모습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전날 언론에 유출된 ‘당원에게 드리는 글’에서 “기득권과 공천권을 탐해 당을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면 그건 기득권 정치”라고 밝혔던 것에서 바뀐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자꾸 당과 지도부를 흔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친노 패권주의’ 척결과 쇄신 요구를 ‘지분 챙기기’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비노계는 반발하고 있다. 비노 좌장 격인 김한길 의원 등 비노 측 의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문 대표의 역공세에 대한 의견수렴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 중진 의원은 “공천의 문제가 아니라, 공천을 받아도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문 대표가 프레임을 걸어 반대 의견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의원은 “자기 논리로 민심을 폄훼하면 당에 무슨 희망이 있겠냐”며 분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이용희·김상현·정대철 상임고문과 조찬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분 요구는 있을 수 없다”며 “그건 (문 대표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소속 비노 성향 전직 의원과 원로 30여 명은 14일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문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 체제 가동, 신당에 버금가는 재창당 추진 등을 촉구했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민주헌정포럼’ 간사인 홍기훈 전 의원은 회동 후 “비대위는 단순히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야권 전체를 묶어낼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