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구글 검색시장 90%나 차지
광고·서비스 교묘하게 영업
끼워팔기 등 공정성에 의문
국내 시장서도 네이버 압도

유럽연합(EU)이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협의로 공식 제소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제소를 미래의 원유로 불리는 인터넷을 놓고 벌이는 유럽-미국 간 ‘3차 무역 분쟁’이란 분석이 나와 향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가 겉으로 구글의 ‘검색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지만 실상은 인터넷 산업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주지 않기 위한 글로벌 패권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검색시장에서도 구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이 같은 주도권 이슈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구글의 월간 순 방문자 수는 국내 1위 검색 사업자 네이버를 넘어서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는 검색 공정성을 문제 삼아 구글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유럽 검색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자사 광고와 서비스를 교묘하게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했다는 것이다.

또 EU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안에 자사의 서비스(유튜브, 구글지도, G메일 등)를 끼워팔기 형식으로 제공, 경쟁 서비스의 영업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EU는 제소 이유로 구글의 검색 공정성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과거부터 오랫동안 이어져 온 양측 간 무역 분쟁으로 볼 때 이번 싸움의 본질은 미래 인터넷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EU와 미국은 약 10년의 간격을 두고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에는 1차 산업인 ‘농산물(바나나)’로, 2000년대 중반에는 2차 산업인 ‘제조(항공기)’, 최근에는 3차 산업이자 미래 산업의 원유인 ‘인터넷’이 분쟁의 소재다. 이에 대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EU 간의 새로운 종류의 무역 전쟁이 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인터넷 산업 주도권 이슈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3년 당시 네이버와 다음이 비슷한 내용의 불공정 행위로 구글을 제소한 건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구글의 국내 검색 점유율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