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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 정여울 지음／아르테

헤르만 헤세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 인도자는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으로 잘 알려진 문학평론가 정여울이다. 정여울은 삶이 힘겹게 느껴질 때마다 신기하게도 손에 헤세의 책들이 쥐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입시 지옥을 헤맬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데미안’을 보고 있었으며, 도무지 창조적 재능이 없는 것 같아 가슴앓이 할 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있었다. 깊은 허무와 맞서야 할 때는 ‘황야의 이리’, 의미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을 때는 ‘싯타르타’에서 답을 구했다.

정여울은 이제 자신의 ‘치유 스승’인 헤세를 독자들과 공유한다. 헤세가 태어난 곳인 독일 칼프와 그가 마지막 생을 보낸 스위스 남부 몬타뇰라를 천천히 걸으며 헤세의 작품과 세계를 전한다. 마치 테마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정여울은 서문에서 “헤세는 스스로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였기에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고 따스한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었다. 이제 내가 헤세에게 받은 치유의 에너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에서 작업을 함께한 사진작가 이승원이 이번에도 사진을 보탰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