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돌아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27일 오전 서울공항으로 귀국, 조태용(오른쪽 세 번째) 외교부 제1차관 등 마중 나온 내외빈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成게이트 검찰수사 초기단계
국정 전반적 사과 요구 과해
‘총리사퇴 유감’ 국한될 수도

9박 12일간의 중남미 4국 순방을 마치고 27일 오전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동안 순방 중 얻은 위경련 등을 치료하며 정국 수습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완구 국무총리 사표 수리와 후임 인선 등 정국 수습을 위한 행보도 일정 정도 순연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 난맥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당 지도부에서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의는 아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며칠간의 말미를 갖게 된 박 대통령이 어떤 해답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 파문으로 인한 순방 외적인 스트레스로 위경련과 인두염 등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푸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의료진으로부터 위경련과 인두염 등의 진단을 받은 사실을 전하고 “오늘 검진 과정에 참여한 의료진은 박 대통령이 조속한 건강 회복을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권장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권고에 따르자면 28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오는 30일쯤부터 정상적인 일정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단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이 정국 수습책을 내놓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이 잇따라 최근 국정 난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생각해 봐야 할 게 적지 않다는 얘기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취임 2개월여 만에 그만두게 된 상황에 대해 박 대통령도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 전반에 대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대통령 측근비리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만 나왔을 뿐이고, 검찰 수사도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당장은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후 후임자 인선 작업을 서두르면서 정경유착 근절 등 정치·사회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더라도 이 총리의 사퇴에 국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