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2일간의 중남미 4국 순방을 마치고 27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곧바로 청와대 인근 병원을 찾아 1시간여 동안 검진을 받았다. 주된 증상은 위경련에 의한 복통으로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면서 발생한 과로에 의한 만성피로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순방 기간 중에도 편도선염과 고열, 복통 증세에 시달렸던 박 대통령은 귀국길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도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지였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귀국하는 전용기 내에서의 기자간담회는 물론 통상적인 인사도 생략해 우려를 자아냈다.

이는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는 의미로, 복잡하게 꼬여 있는 정국을 수습해 가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건강이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날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1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조윤선 정무수석 및 윤상현 정무특보(새누리당 의원)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청와대 인근 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1시간여 동안 다각도로 검진을 받은 뒤에야 청와대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모든 일정에는 주치의가 동행하는 데다 청와대 경내에 대통령을 위한 별도 의무실이 설치돼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외부에서 검진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고산병과 과로가 겹친 듯 여러 가지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는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가 산부인과 전문의인 서창석 주치의(서울대 교수) 외에 다른 의료진도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중남미 장기 순방을 떠나기 전 제7차 세계 물포럼 개회식 참석(4월 12일) 및 타지키스탄·모나코·헝가리·에티오피아 정상과의 회담,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점검회의(15일), 진도 팽목항 방문(16일) 등 강행군을 이어간 게 건강 악화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병원 검진 후 청와대로 향한 만큼 당장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