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정한 수사 보장하고 진심으로 국민에 사과해야” 정권심판론… 표결집 노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7일 “대통령 자신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재·보궐선거를 ‘정부 중간평가’나 ‘정권심판’을 위한 정치과정으로 규정함으로써 현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유도와 결집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 서을 조영택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 실세들의 부정부패가 대통령의 경선 자금, 대선 자금과 관련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가장 진정 어린 사과는 공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도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며 “피의자로 수사 받을 수밖에 없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물러나게 하고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사에 관여할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별검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여당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그런 특검으로는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현행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표는 “투표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며 “박 정권의 경제실패와 무능을 심판하고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표가 이처럼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이면에는 정권심판론이란 전통적 전략을 취하는 동시에 자신과 박 대통령의 1대 1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과정에서 야권 대표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 했던 당초의 전략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선거결과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민주진영의 분열은 군사독재정권 후예인 박 정권과 새누리당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고, 부패 정권에 면죄부를 안기는 것”이라며 보다 원색적으로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 재·보선은 2016년 총선, 2017년 민주정권 창출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무엇보다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