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장사진 박기춘(왼쪽 두 번째·새정치민주연합)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남 결혼식에서 로비를 빙 둘러 길게 줄을 선 하객들의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한 컨벤션센터와 그 주변은 1000여 대의 차량과 20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차남 결혼식이 열리면서 하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객들 중에는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 이종걸·최재성·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 등 정치인은 물론 건설사·항공사 등 국토위와 연관이 있는 대기업 관계자 등도 포함돼 있었다. 한 하객은 “박 위원장이 곧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아들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른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국토위는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다루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로 불리는 곳이고, 산하 기관 수도 적지 않다. 관계 기관으로서는 ‘잘 보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이 국토위 산하 기관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 기관에도 청첩장을 돌렸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에 현역 의원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자녀의 결혼식을 치르고 축의금을 받는 것은 부적절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 측은 비공개 결혼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기관에는 팩스로 청첩장이 전달된것으로 확인됐다. 박 위원장 측은 “국토위든 다른 상임위든 관계없이 일절 알리지 않았고,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청첩장을) 보냈다”며 “비서진이 연락하는 과정에서 일부 잘못 전달된 게 있어 크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