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제 ‘시한폭탄’… 사회문제로
기업들 일자리 늘리기 어려워
향후 고용환경 개선도 먹구름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3월 고용동향은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실업이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 노동시장 개혁마저 좌초하면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청년층 실업 문제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청년층 실업률이 10.3%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3분기(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년층 실업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월별로 살펴봐도 청년층 실업률은 올 1월 9.2%에서 2월 11.1%로 치솟았다가, 3월 10.7%로 전월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 실업률의 고공 행진은 단순한 경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이슈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은 사회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고, 정치적으로도 기성세대에 대해 깊은 불신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노동시장 개혁 방안 마련에 대한 합의가 무산되면서 당분간 청년층 실업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도 청년층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3월 기준 청년층 인구는 949만 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37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3만9000명 늘었다. 그러나 청년층 실업자 수는 4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만3000명이나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의 경우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취업자가 늘면서 실업자도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자가 늘어난 수보다 실업자가 증가한 수가 더 많다.

정부는 앞으로 고용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등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IMF는 지난해 10월 4.0%로 예상했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4일 3.3%로 내렸다. 한은도 지난 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까지 낮췄다. 고용은 대표적인 경기후행지표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고용관련 지표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고용에 수반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일자리를 많이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