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간조직 금융관련 협회에
상주 인력까지 투입 이례적
4대 개혁 의지 반영된 듯

위탁업무·당국유착 여부 등
세밀 조사 … 협회들‘초긴장’

감사원이 사상 처음으로 6대 금융 관련 협회를 상대로 ‘현장 상주’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은 감사원이 민간 조직인 금융 관련 협회에 이례적으로 상주 조사 인력까지 내보낸 것은 금융을 4대 부문 개혁 대상으로 정한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어 조사 배경과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특히 정부 위탁 업무 수행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협회장 처우 등 협회 내부의 경영 사정까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감사 결과가 앞으로 어떤 파문을 몰고 올지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전국은행연합회·여신금융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한국공인회계사회 등 6대 금융 협회를 상대로 지난 1일부터 현장 감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협회를 상대로 3년마다 정기 감사를 하고 있지만, 감사원이 직접 상주 인력을 내보내 특별감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감사원은 자체 인력 2명 이상을 현장에 내보내 정부의 위탁 업무를 적정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금융당국과의 유착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동시에 금융감독원과 공조를 통해 신용정보 관리의 적정성 여부도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협회 운영의 적정성까지 들여다보자 관련 협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금융협회 임원은 “감사원 직원들이 직접 상주해서 정부의 위탁 업무나 자율 규제 업무뿐만 아니라 운영 전반의 자료까지 요구하고 있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운영 비리 의혹이 제기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6대 금융 협회 외에 먼저 감사를 받아 온 보험개발원과 한국거래소까지 포함하면 현재 감사원 감사를 받는 금융 관련 기관은 총 8곳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각 부처와 산하 기관에 대한 감사의 연장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융 관련 협회는 정부의 위탁 업무를 수행하는 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감사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