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강력 규탄 독도살리기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6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검증 교과서 내용을 공개한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면서 항의 표시로 일본 역사교과서 복사본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일본이 7일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이 담긴 2015년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한국을 수식하던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기존 표현도 삭제됐다. 6일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중학교 역사·지리·공민 3개 과목 교과서 전 종(18종)의 발간을 허용한 데 이어 연이틀 파상공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독도 도발은 단순한 국내용이 아니라 향후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아예 부인하는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는 한·일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며,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조기 개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열린 각의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영토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2015년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일본은 올해 외교청서에도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면서 영유권을 주장했다. 또 외교청서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로 규정하면서도 지난해까지 유지했던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은 삭제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 2월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수식하던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이라는 표현을 제외한 이후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각의 결정서에 이어 외교청서에까지 관련 표현이 삭제된 것이다.

외교청서의 독도 기술이 기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6일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맞물리면서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일본이 최근 주미·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아시아 경제발전 기여론이라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내놓은 데 이어, 또다시 연이틀 독도 도발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교과서 대다수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일부 교과서에는 1905년 일제의 독도 편입 내용까지 등장했다. 아베 내각이 조직적·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과거사·독도 도발에 나서고 있다는 의구심이 짙어지는 배경이다. 또 일본은 대외 홍보 강화 차원에서 9년 만에 외교청서 영어판을 발간할 예정이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여과 없이 국제사회에 전파될 가능성도 농후해졌다.

이원덕(국제학) 국민대 교수는 “수교 50주년인 올해는 한·일 관계에 매우 중요한 해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일본의 도발로 악재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다케시마 된 독도 6일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교과서의 지도에 독도가 일본령 다케시마(竹島)로 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