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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양한 영토 도발·과거사 왜곡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부 내에 그의 리더십이나 정치성향, 심리 등을 연구하는 전문가나 팀이 꾸려져 있지 않아 체계적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본의 과거사 및 영토 도발에 외교부는 ‘단호한 대응’이라는 틀에 박힌 대응책을 내놓는 관성에 젖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 내에는 외교부 동북아국에 아베 총리를 전담 연구하는 조직이나 인물이 없다. 지난해 8월 동북아국 내에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전담하는 동북아역사태스크포스(TF)가 설치돼 3명의 인원이 보강된 정도다. TF는 일본을 담당하는 동북아 1과의 현안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외교부 소속 국립외교원과 교육부 산하의 동북아 역사재단에도 일본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지만 아베 총리 개인에 대한 연구 성과물은 없다. 아베 총리가 집권 2기 3년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국내에 아베 총리를 연구한 서적도 전무한 상태다. 이는 한반도 주변국 지도자 연구가 쏟아지는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취임 초부터 화제를 모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에 대한 개인 평전이나 리더십 분석 등 수십 종에 이르는 책이 출판돼 있다.

일본발 도발은 해마다 되풀이되기 때문에 외교부 당국자들은 건물에 내장된 가구에 비유해 ‘빌트 인(built in) 도발’ 혹은 ‘캘린더 도발’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외교부의 대응도 과거나 현재나 크게 다르지 않은 판에 박은 듯한 대응만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부터 외교부는 “유감이다” “단호하고 확고하게 대응할 것” “용납할 수 없다” “강력히 항의한다” 등의 대변인 논평이나 성명을 내고 대사를 초치하는 등의 천편일률적인 대응을 해왔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