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특위 구성 뒤
대타협기구 90일간 가동키로
합의 안돼도 모든案 특위 제출
특위종료와 함께 4월국회 처리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논의해 온 국회 국민대타협기구가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실무기구 구성에 합의한 뒤 공무원연금개혁안 자체가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내부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의 실무기구 구성 제안이 개혁안 마련 무산을 위한 전략이 아니었느냐”는 후회 섞인 반응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3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실무기구 구성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덜컥 합의해줘 공무원연금개혁의 스텝이 꼬여버렸다”면서 “원칙을 고수하지 않은 새누리당의 책임도 크다”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지난해 12월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대로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새누리당이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23일 이완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이 합의한 안에 따르면 여야는 공무원연금개혁특위가 구성된 날부터 90일간 국민대타협기구를 가동하고 이 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단수 또는 복수안으로 마련해 특위에 제출키로 했다. 이 안대로라면 대타협기구는 28일 활동을 종료하고 합의가 됐든 안됐든 논의된 모든 안을 특위에 제출하고 수명을 끝내야 했다.

이후 특위는 10일간 추가로 개혁안을 논의한 뒤 4월 7일 본회의에서 최종안을 올린다는 게 새누리당 전임 원내 지도부의 복안이었다. 합의안에 따라 25일간 특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하더라도 늦어도 5월 2일까지, 즉 4월 임시국회 내에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처리키로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원내 지도부는 “대타협기구가 합의안도 내놓지 못하고, 야당이 자료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했다”며 “야당이 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하면서 실무 기구의 활동 시한 명기를 거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12월 합의안에 없던 실무기구를 구성키로 한 것은 합의안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야당의 의도에 말려든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심각한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