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성매매 강력 처벌 방침을 밝힌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 고급 룸살롱 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최고급 룸살롱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지만, 중소 규모 업소는 손님이 큰 폭으로 줄어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었다.

지난 28일 자정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 유흥업소는 가장 바빠야 할 시간임에도 20여 개 룸 가운데 6∼7곳만 손님이 있었다.

복도에는 여성 접대부와 웨이터가 정신없이 방을 옮겨 다니는 모습 대신 화장실에 가는 취한 손님만 가끔 보였다.

이 업소 정모(43) 상무는 “이쪽 일을 시작한 이후에 이렇게 손님이 없던 적은 없었다”며 “불황이라고 해도 영업사원들이 접대를 하기 위해 많이 찾았는데 최근에는 파리만 날린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접대부 김모(26) 씨도 “출근하기 전 미용실에 들러 머리와 화장을 하고 오는데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미용실에도 나처럼 업소에서 일하는 ‘언니’들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최근 국세청과 감사원 직원들의 성매매가 적발되면서 유흥주점을 통해 이뤄지는 성매매인 이른바 ‘2차’ 영업을 중단한 업소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B 유흥업소는 전화문의 때부터 “2차가 없다”고 못 박았다. 1인당 40여 만 원의 술값을 내고 양주 등을 마신 뒤 20여 만 원을 지불하면 ‘2차’가 가능했던 이 업소는 2∼3주 전부터 술과 음식만 판매하고 여성 접대부들이 자리하는 일반 유흥업소와 같은 형태로 영업하고 있다. 이 업소 관계자는 “사실 우리 업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2차까지 생각하고 오는 것인데 영업방식을 바꾼 뒤 단골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최고급 대형 유흥업소 가운데는 여전히 손님이 붐비는 곳도 있었다. 29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C 유흥업소는 “비어 있는 방이 없다”며 줄지어 찾는 손님들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이 업소 관계자는 “우리 업소는 오랫동안 거래를 해온 손님들이 많아 불경기에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다”며 “주말의 경우 당일 낮에 70% 이상 예약이 끝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 업소 주변 D 유흥업소 역시 오후 9시부터 예약을 받지 않았다. 업소 측은 “우리는 정해진 테이블 개수만큼만 예약받고 대기 손님을 받지 않아 이 시간에 전화하면 사실상 이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