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내각, 朴임기 함께할듯

朴대통령 3년차 성과내야
경제·구조개혁 매진할 듯

이완구 국무총리의 임명과 17일 일부 장관 교체로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진용이 구축됐지만 내년 1월까지 11개월간 한시적 성격의 내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내각에 잔뜩 포진해 있어 이들이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버려야 하는 시한이 내년 1월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내년 1월 이후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상된다.

이 총리의 임명으로 박근혜정부에서 의원과 국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인사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4명이 됐다. 이날 개각으로 일부 의원의 추가 입각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이 내년 4월 13일 열리는 20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53조에 따라 내년 1월 1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선거법 53조는 공직자들은 국회의원 선거 9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총리의 경우는 차기 총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 김 장관의 총선 도전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17일 입각한 의원 출신 장관들도 내년 출마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박근혜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장관들이 추가로 ‘금배지’를 달기 위해 장관직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자연스레 내년 1월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상된다.

특히 경제와 비경제부처를 총괄하는 부총리직 개각까지 이뤄지게 돼 내년 1월 개각은 집권 4년 차를 맞이하는 박근혜정부의 성격을 규정하는 개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진용을 새로 갖춘 내각이 11개월이라는 제한된 임기를 갖고 시작하는 만큼 초반부터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 공산이 크다. 한창 성과를 내야 할 집권 3년 차를 함께 하는 내각인 만큼 박근혜정부의 국정 철학을 정책에 녹여내고 경제 활성화와 각종 구조 개혁에 매진하는 등 가장 중요한 임무를 띤 내각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집권 3년 차인 데다 내년 초 총선을 앞두고 있는 올해는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11개월이라는 한시적인 임기임에도 의원들을 대거 내각에 배치한 것은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데에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적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내년 1월 중폭 이상의 개각으로 꾸려질 집권 4년 차 새 내각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까지 책임질 ‘순장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번 사람을 쓰면 쉽게 교체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여론에 떠밀리거나 국면 전환용 개각은 고려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교체 사유가 부각되지 않는 한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총선 참패 등 전면적인 여권의 재편이 필요한 사유가 아니면 내년 1월 내각이 끝까지 가지 않겠느냐”며 “결국 17일 개각으로 남은 3년 내각의 성격 전반이 규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