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직선제 2기)에서 하창우(61.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하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연간 변호사 배출인원을 줄여 변호사 업계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 당선자와 경쟁한 소순무(64.〃10기), 박영수(63.〃10기), 차철순(63.〃5기) 변호사도 각론에서는 하 당선자와 조금 차이가 있을 뿐, 변호사 과잉 배출을 막고 일감은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 등 이번 변협 선거의 최대 화두는 ‘변호사 업계 보호’였다.

하 당선자는 변호사 수 급증을 일자리 창출을 막는 요인으로 꼽으며 연간 배출되는 변호사를 현재 2000명에서 1000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또 모든 합의부 사건에 변호사 선임을 강제하는 ‘변호사 강제주의’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당선자와 경합을 벌였던 소 변호사는 ‘밥은 먹고삽시다. 생존권 사수!’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소 변호사는 연간 적정 법조인 배출 수를 700명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로스쿨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법무부로 이관하고 부실 로스쿨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변호사의 사건 수임 걸림돌인 소송 브로커 척결과 변호사 간의 고용관계 분쟁 등을 해결하기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세우는 방안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박 변호사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내세우며 국민의 뜻을 수렴해 연간 변호사 배출 수를 축소할 것을 약속했다. 또 일자리 창출 해법으로는 정부 소송을 독점하고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정부법무공단을 축소해 민간에 이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한변협회관에 월 100만 원 수준의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스타트 업 지원센터’를 설립해 청년변호사의 개업을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차 변호사는 변호사 배출 인원을 줄이되 감축은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합격자 수를 지금보다 20%가량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와의 ‘빅딜’을 통해 2000개의 청년변호사 일자리를 창출하고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6개월 의무연수를 폐지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