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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선출된 하창우(61·사법연수원 15기·사진) 변호사가 첫 당선 소감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변협이 돼야 한다”고 밝힌 것은 변협의 위상이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하 변호사는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과거보다 위상이 많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변협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이 새로운 변협 집행부의 과제”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변호사의 위상이 곧 변협의 위상을 말해 주는데 해방 이후 근대화 시기에는 변호사들이 법·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했고, 독재시대에는 민주투사가 됐다”며 “지금은 현시대 상황에 맞게 변협이 국민에 대한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사법권과 입법권에 대한 견제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외부 견제에 앞서 우선 업계 내부의 자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야 법조계가 불신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은 전관예우와 같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인식”이라며 “이를 척결하면서 동시에 관련 정보가 없어 변호사 선임이 힘든 서민들에게는 사건에 맞게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안에 대한 위헌성 여부 판단 등 입법권에 대한 감시활동 강화도 제시했다. 하 변호사는 “입법부에서 법률을 제·개정할 때 변협으로 검토 요청이 올 경우 이를 철저히 감시해 위헌성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입법권 남발이나 졸속입법 등 모순된 지점들이 보인다면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또 “변협의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 역할은 오늘날 사법권과 검찰권에 대한 견제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견제장치가 제대로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기소권을 남용하는 검사들이 누군지 변호사들이 평가하겠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때 도입했던 법관평가제와 같이 검사평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법원이 설치를 추진 중인 상고법원에 대해서도 “대법원 역할을 대신하는 하위법원을 만드는 것은 위헌성이 강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