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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기 고도화 평가… ‘HEU 가동’등 표현썼던 2년전과는 현격한 차이
국방부 “北을 여전히 핵보유국으로 인정안해”

6일 발간된 2014년 국방백서는 북한 핵 개발의 고도화.소형화에 대한 진단을 공식적으로 담아낸 게 최대 특징이다. ‘북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는 이전에는 없었던 표현이다. 핵 공격을 가능케 하는 운송수단으로써의 장거리미사일이 한반도를 넘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공식 평가도 처음이다.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능력이 최근 급속히 커지면서 비대칭 전력의 현실적 위협이 가시권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2년 전 평가와는 현격한 차이다.

특히 2년 전 발간된 2012 국방백서가 ‘북핵 실험’ ‘핵물질 확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가동’ 등의 표현을 동원하면서도 ‘북 핵무기’ 용어를 애써 회피한 것과 대조된다. 2년 전에는 장거리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표현은 아예 포함되지 않았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 논란에 대해서는 “백서에 핵무기 보유라는 표현은 넣지 않았으며 여전히 정치적·기술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북핵 소형화 현실로=2014 국방백서에 새로 적시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대목은 심각하다. 한.미 정보당국과 전문가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소형화 능력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다.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한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 40여㎏ 보유 추정과 HEU 프로그램 진행 평가는 예전과 같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문구는 핵무기 위협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포괄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핵탄두 능력 가시화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소형화가 완성돼 무기화되려면 기술적으로 몇 가지 검증돼야 할 사항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소형화 탑재 기술 보유 첩보는 없으며 핵탄두 능력이 현실화하거나 핵무기가 완성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핵보유국가의 소형화 기술 달성 기간을 보면 핵실험 후 대략 6∼7년이 걸리는데 북한이 1차 핵실험을 2006년에 한 뒤 8년이 지났으므로 상당 수준 이뤄졌을 것으로 한·미가 공동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반수단 확보는 확실=2014 국방백서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총 다섯 차례의 장거리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2012년 4월 발사실험 실패 뒤 8개월 뒤인 12월 은하 3호 미사일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공식화한 셈이다. 사정거리는 1만㎞로 대폭 늘었다. 2012 국방백서는 미국 알래스카와 호주를 사정권으로 둔 사거리 6700㎞의 대포동 미사일까지 소개했지만 2014 국방백서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지역과 유럽까지 사정권에 둔 사거리 1만㎞ 의 대포동 2호를 도표에 처음 포함시켰다.

2014 국방백서는 또 ‘북한의 핵·대량파괴무기(WMD)위협 대응능력 강화’ 항목을 추가했다. 특히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단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기술했다. 북한의 화학·생물 공격 능력과 테러 질병 등 다양한 화학·생물 무기 공격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2011년부터 한·미 양국 국방부와 보건부가 매년 생물방어연습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한·미 생물방어 특별팀’을 신설했다는 사실도 국방백서에 처음 공개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