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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법인세는 ‘국제경쟁 조세’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법인세 인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등으로 인해 환율·주가·금리 등 금융변수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더 커지기 때문이다. 증세 논의에 앞서 과도한 재정지출을 심의하는 별도의 기구 설립이나 엄격한 재정준칙 도입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13일 “엔저(低), 중국의 추격 때문에 우리나라 제조업이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법인세까지 올릴 경우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사인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세 논의에 앞서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세출과 세입이 맞지 않을 경우 쓸 수 있는 정공법은 가장 먼저 세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고 세율 조정은 마지막으로 할 일”이라며 “법인세를 겨냥해 인상하자고 하는 일각의 주장은 이데올로기가 더해진 일종의 정치 공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버티게 해준 양대 축이 내수와 수출이었는데 근근이 끌어오던 수출마저 지금 어려운 형편이고, 각국은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등 ‘조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만 뜬금없이 법인세를 올린다는 건 기업들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고 해외 투자자들도 떠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태윤(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법인세는 기업의 국제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현시점에서 법인세를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세원 확보를 위해 증세가 꼭 필요하다면 차라리 최종 발생한 자본에 대한 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