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문화 분야에서 자원봉사자가 많아져야 진짜 선진국이 된다”고 말했다. 정하종 기자 maloo@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1939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온 학교로 유명한 목포상고에서 동기생으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만났고, 이후 평생 친구로 지내왔다. 동국대 경제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그는 스스로 ‘촌놈’이라고 일컫는다.

출신지와 학교 때문에 김대중정부 때는 유력 인사와 줄을 대려는 자들이 그를 찾기도 했다. “그러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일절 피했지요.”

그는 당시 정부 요직에 있는 이들을 만나면 지역 화합 차원의 정책을 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서 그게 맞는 것이니까.”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부산에 있는 출판사 대한도서주식회사에 들어가 일했다. 삼성출판사를 창업한 그의 형이 동생을 자신의 친구 회사에 들여보내 훈련을 시킨 것이다. “그 회사에서 사장님 딸을 낚아채 결혼했잖아요, 하하! 아내는 부산 사람이니, 우리 부부는 영호남 커플이에요.”

그는 삼성출판사 부산지사장을 맡은 뒤 출판사업에 힘쓰는 한편 문화계 안팎의 인물들과 교우하고 문화재를 수집하는 일에도 관심을 뒀다.

1990년 삼성출판박물관을 개관한 그는 한국박물관협회 3, 4대 회장을 지내면서 박물관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2004년 서울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세계박물관대회를 열었다. 국립 중앙박물관 건립위원장과 국립 중앙박물관 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추진위원회 전시분과위원장 등을 지냈다.

2009년부터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문화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쉼 없이 해온 공로로 2011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