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QE End" 재닛 옐런(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스탠리 피셔(〃 두 번째) 부의장 등 Fed 이사진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통화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Fed는 1주일 뒤인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양적완화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미국이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 종료를 선언함에 따라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는 머지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융위기를 맞아 펼쳐온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글로벌 유동성 축소→국제 금리 상승→소비 제약과 기업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 달러화가 ‘슈퍼 달러’로 등극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는 신흥국 가운데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시차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국내 금리가 오르게 되면 저금리 상황에서 빚을 늘린 일부 가계와 기업의 경우 이자 부담이 늘면서 극한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국 경제에 ‘양날의 칼’이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정책금리 인상을 저울질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수출주도형 경제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국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 외에 내외 금리차 축소로 인해 국내에 들어와있던 해외 투자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건 커다란 부담요인이다.

정부는 30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시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 경제는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내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며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Fed의 정책 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되거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크게 바뀌면 전 세계 금융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할 소지가 있다”며 “일부 신흥국이 통화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정부는 30일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새로운 시장 상황을 반영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