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년 연속 국회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경제를 살리는 데 투자해 위기에서 빠져나오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행한 2015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지출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마저 지갑을 닫아버린다면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악순환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저성장, 저물가, 엔저 등 신 3저(低)와 고령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약화 등을 언급한 뒤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공공부문 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해 재정적자를 줄여갈 것”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도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공무원연금과 관련, “연금 재정수지 부족액이 현 정부에서만 15조 원, 다음 정부에서 33조 원, 그 다음 정부에서 53조 원 이상이 돼 국민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며 동요하는 공무원들에게 “지금의 희생이 우리 후손들과 대한민국의 기반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희생과 양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이 금년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창조경제 지원에 금년보다 17.1% 늘어난 8조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방위산업·군납 관련 비리에 대해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며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 그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혁신과 부패척결을 이루지 않고서는 지금 우리의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 약속드린 국가 혁신을 일관되게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두 해 연속 직접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만나 공무원연금과 세월호특별법, 경제활성화 관련법 등 현안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이완구 원내대표·주호영 정책위의장,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우윤근 원내대표·백재현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