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의 국회 파행으로 중요 법안에 대한 심사 및 처리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제대로 논의도 되지 못한 채 법제사법위원회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어 경제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계는 “당리당략을 떠나 한국경제의 미래만 바라보고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21일 국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된 채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정부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총 30여 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민생경제 안정 관련 법안 8개 법안을 비롯해 ▲주택시장 정상화(5개) ▲지역경제 활성화(5개) ▲서비스산업 육성(12개) 관련 법안이 정부가 국회에 시급히 처리를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이지만, 아직 각 국회 상임위원회나 법사위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에서 이같이 법안 처리 논의가 지체되고 있는 이유는 여야 간 해묵은 이념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일부 법안에 대해 야당이 가짜 민생법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념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법안들을 들여다보면 경제계의 투자와 지역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은 시급을 요하는 사안들이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재정, 금융, 인력양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해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원격의료 등을 허용하는 의료법 등은 법안 처리에 따른 제도 보완이 이뤄지면 당장에라도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부분들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부문에서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게 용적률·건폐율 등을 맞춤형으로 설정하는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신설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이 처리되면 지역 건설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희 기자 vin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