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상당수가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의 투자 심리 약화에 따른 설비투자 부진이 3분기 성장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3분기 성장률이 1%를 밑도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지난 1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3분기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 1.1%에서 0.9%로 0.2%포인트 낮춰 잡았지만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이보다 더 낮았다.

한은은 전망치를 낮춘 이유에 대해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세월호 사고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가계부채 부담 등이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4분기(0.9%)부터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하게 되는 셈이다. 올 2분기 성장률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전기 대비 0.5%로 1분기 0.9%에서 거의 반토막이 났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1분기 3.9%에서 3.5%로 크게 둔화됐었다.

KB투자증권은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증권은 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회복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부진한 설비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경기 회복 속도를 제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9% 내외로 추정했으며, BS투자증권은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3.3%로 전망했다. 특히 설비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목하는 증권사들이 많았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