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을 비롯한 다수 시·도교육청이 기초학력진단평가와 교과학습진단평가도 시행하지 않아 학력부진학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다가 학력부진학생을 위한 학습종합클리닉 강사 10명 중 4명은 교사자격증이 없어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강은희(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읽기, 쓰기, 수학 영역의 기초 학습수준을 확인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구, 인천, 대전, 경기, 충북, 전북, 제주 등 7개 교육청은 학교별로 평가는 진행하나 교육청 차원에서 통계를 집계하지 않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5개 과목을 평가하는 교과학습진단평가 역시 서울, 광주, 경기, 강원, 전북 등 5개 교육청이 불참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학업성취도평가가 지난해부터 폐지돼 기초학습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을 파악하는 게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각 시·도별로 평가를 진행하고, 철저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같이 일부 교육청이 평가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학습부진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학습종합클리닉의 전문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습종합클리닉 센터 근무자 241명 중 교사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강사는 104명(43.1%)에 달한다. 교육의 질 보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각디자인, 불어불문학, 일어일문학, 컴퓨터, 경영학 등 기초학력과 크게 상관없는 분야를 전공한 강사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에서는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을 통해 연간 1조614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도 초등학교 2학년 때 읽기와 쓰기 평가를 진행해 학습부진학생들에게 연간 525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강 의원은 “기초학력부진은 학교 부적응과 사회 부적응으로 이어진다”며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