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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 아동학대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장 은밀한 곳에서 가장 연약한 여아들을 주요 대상으로 발생하는 ‘성학대’의 경우 조기 신고 및 기관의 개입이 어려워, 신고의무자 및 주변인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27일 영남권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충격적인 신고접수가 들어왔다. 15세 여아가 지난 7년 동안 친부에 의해 성학대를 당해왔다는 내용이었다. 당사자인 윤민정(가명·15) 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가 가출한 뒤 아버지 윤모(37) 씨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에 시달렸고, 지난 6월에는 결국 성폭행까지 당했다. 민정이의 신고로 지난 6일 윤 씨가 경찰에 구속된 뒤, 민정이는 아동그룹홈에서 살며 그간 다니지 못했던 학교도 나가고 있지만, “아빠는 나를 딸로 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불안감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민정이를 담당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성학대의 경우 가장 비밀스러운 집에서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신고와 기관의 개입이 가장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동의 상처 치유에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안타까워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2013 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성학대 건수는 380건이다. 이외 정서학대 3843건(37.6%), 신체학대 3160건(30.9%), 방임 2848건(27.8%) 등이 신고·접수됐다. 학대 피해아동의 성별을 살펴보면, 아동학대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여아의 비율이 성학대의 경우 91.6%(348건)에 달해 기타 신체학대(59.8%), 정서학대(62.5%), 방임(57.5%)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한 성학대 피해아동이 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가 6.4%로 기타 신체학대(2.8%), 정서학대(2.7%), 방임(4%) 피해아동 중 장애를 겪는 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따라 문화일보는 5부작 ‘학대받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기획보도를 통해 성학대·신체학대·정서학대·방임·재학대 등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 문제점을 짚어보고, 특례법 시행과 함께 어떻게 아동학대를 근절해나갈 수 있을지를 모색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