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함에 따라, 전교조의 운명은 헌법재판소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헌재는 지난 1991년 교원의 노동3권 제약 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어, 23년 만에 결정례를 변경할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민중기)는 지난 19일 교원노조법 2조가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과 단결권,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직 교원이 아닌 자를 조합원 범위에서 배제한 것은 노동3권 중 단결권을 침해하고, 다른 산별노조에서 실업자 등의 가입을 허용하는 점 등을 봤을 때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위헌법률 심판이 제청된 법률 조항은 다르지만 교원의 노동3권보다 국민의 교육권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헌재는 1991년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3권을 제한한 구 사립학교법 55조과 58조1항4조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제청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사립학교 교원의 근로 기본권 제한은 입법자가 교원 지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교육제도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교원을 근로3권의 행사에 있어 일반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취급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기존 결정례를 고수한다면 이번 위헌법률 심판 제청 사건에서도 합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헌재 재판관 9명 중 3명이 반대 의견을 제기했었고, 전교조가 합법화되는 등 교원과 교원노조의 지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헌재가 기존 결정례에 크게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헌재는 헌재법 38조에 의해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해당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해 이 기간 내에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헌재에는 전교조가 지난해 10월 같은 조항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심리도 진행되고 있어 이번 위헌법률 심판 사건과 헌법소원 사건을 병합해 한꺼번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헌재 관계자는 “위헌법률 심판 제청 사건의 경우 해당 재판이 중지되기 때문에 일반 헌법소원 사건보다 더 빨리 처리되기는 한다”면서도 “전교조와 정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제출할지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선고 시점을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