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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기침체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20대 그룹(자산 기준) 가운데 17개 그룹이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소폭이나마 확대키로 한 것은 ‘위기 이후를 대비한다’는 경영전략과 함께 기업의 고용창출 책임감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채용을 줄인 그룹들도 있었지만 정부의 경기활성화 시책에 맞춰 채용을 늘리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그룹들이 많았다.

12일 문화일보가 주요 20대 그룹의 채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롯데, 포스코, GS, 신세계, CJ 등 5개 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렸고 삼성, SK, KT, LS, 금호, 대림, 부영 등 7개 그룹은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자동차, LG, 한진, 대우조선해양, 동부 등 5개 그룹은 경영여건상 채용규모를 소폭 줄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3100명 정도를 채용했는데 올해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더 늘려 3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 관계자는 “당장 경영이 어렵더라도 정부시책에 따라 올 초 계획했던 대로 시간제 및 고졸인력 채용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 역시 “장기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고용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채용을 전년 동기보다 600여 명 늘렸다”고 답했다.

삼성의 경우엔 “매년 전년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대 5000명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채용규모가 다소 감소한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개발 및 첨단 정보통신 기술 강화를 위한 우수 인재 확보 차원에서 올 상반기에 이미 전년 동기보다 많은 5310명을 채용해 하반기엔 343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며 “하반기만 따지면 채용인원이 90명 줄었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해보다 220명 늘었다”고 밝혔다. LG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7400명을 고용했지만 경기 상황을 고려, 올해는 채용 인원을 6000명으로 18.92% 줄이기로 했다.

비록 올해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일부 그룹은 구조조정 와중에도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할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대림의 경우 “불황 여파로 상반기엔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하반기엔 지난해와 같은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경영위기 상황으로 계열사별 긴축경영을 실시했던 동부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 LG, GS, 한진 등은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작업도 꾸준히 추진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