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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가 갈등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공공갈등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 50인 전원은 “우리사회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또 전문가 전원은 빈번한 공공갈등에 가장 책임이 있는 집단으로 정부를 꼽았다. 갈등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는 전문가의 60%가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이해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에 누적된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박근혜정부가 귀를 열고, 다양한 계층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전문가 전원 “갈등 심각” = 27일 문화일보가 교수·시민단체·정부 당국자 등 갈등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공공갈등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 50인 전원은 한국 사회 갈등 양상에 대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갈등이 전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을 ‘1’, 가장 심각한 수준을 ‘10’이라고 할 때, 전문가 전원은 갈등 수준을 ‘6점 이상’으로 응답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지난 7월 초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공공갈등 인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93%가 우리 사회 갈등 수준이 ‘6점 이상’인 것으로 대답했다. 이를 감안하면, 전문가 집단이 일반인들보다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을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갈등보다는 빈부갈등이 심각” =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못사는 사람과 잘 사는 사람 사이의 갈등, 즉 빈부갈등(94%)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빈부갈등 다음으로 이념갈등(90%), 노사갈등(86%), 정규직·비정규직간 갈등(72%) 순이었다. 일반인들도 빈부갈등(88.9%)-이념갈등(84.6%)-정규직·비정규직간 갈등(72%) 순으로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갈등 발생에 정부·언론 책임” = 전문가들은 빈번한 사회 갈등에 가장 책임이 있는 집단으로 정부(100%)를 꼽았다. 정부에 이어 국회(96%), 지방자치단제·언론(90%)도 빈번한 갈등 발생에 책임이 있는 그룹으로 인식됐다. 대통령(82%)은 다섯번째로 갈등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일반인들은 같은 문항에 대해 국회(95.5%)를 1순위로 꼽았고, 그다음으로 언론(93.2%), 정부(89.9%)를 지목했다.

반면, 갈등에 책임이 있는 정부·대통령·국회 등은 갈등 해소를 위해 크게 노력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이 갈등 해소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56%였고, “노력한다”는 대답은 26%에 불과했다. 국회에 대해서도 “노력하지 않는다”가 76%, “노력한다”는 8%에 불과했다. 정부의 경우 각 42%, 28%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통이 가장 중요” = 전문가의 60%는 박근혜정부가 “정책 입안 시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를 적극 보장하고,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22%는 “갈등 대응에 대한 정부 역할·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