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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100시간’을 보내면서 교황의 ‘소통의 리더십’에 열광했고, 동시에 갈등이 켜켜이 쌓여 사사건건 대립하고 반목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게 됐다. 갈등이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동력을 잠식해 선진국 진입의 최대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문화일보가 국내 대표적인 갈등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갈등 인식조사’ 결과도 이 같은 우울한 현실을 재확인시켜주었다.

27일 최종 집계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답변에 응한 전문가 전원은 한국 사회 갈등 양상에 대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특히 이들은 빈부갈등(94%), 이념갈등(90%), 노사갈등(86%),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72%)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갈등공화국’의 현실을 방치하면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0.72로 터키(1.2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도 연 82조∼2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10%만 낮아지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5.4% 높아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만 개선돼도 7∼21%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문화일보는 장기기획 ‘2014 대한민국 갈등 리포트’를 통해 국내·외 갈등 현장을 찾아 갈등 발생 원인과 증폭과정 등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성공적인 갈등 조정사례와 선진국의 갈등해소 모델 등을 분석함으로써 갈등을 민주주의 정착과 성장을 위한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