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으로 잔혹한 군내 병영문화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군대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의 ‘진짜 사나이’는 제작진이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특성 때문에 군을 미화하고 ‘리얼리티’를 외면하는가 하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한 연예인의 경우 일상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등 프로그램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

7일 ‘진짜 사나이’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폐지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군대에 가야 할 청춘들에게 연출된 거짓 정보를 전하지 말라”고 각을 세웠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군대를 예능의 소재로 쓴 것부터가 문제다. 현실을 무시한 채 웃기기만 하면 그만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청자 유동엽 씨는 게시판에 “너무 쾌적한 환경과 화목한 분위기에서 훈련받고 교관들이 안 하던 행동을 하고 너무나도 미화시킨다는 것에 흥미를 잃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진짜 사나이’의 폐지를 청원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해병대 출연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로 프로그램 제안을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진이 해병대 출연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이영주 해병대 사령관은 “천리 행군을 하고 해병대원들처럼 출연진이 머리를 깎고 리얼리티로 하자”고 했으나 제작진이 난색을 표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출연 연예인들이 병영생활에서 고단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출연진이 비록 촬영기간은 아니지만 ‘골프’를 즐기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제보도 있었다. 한 제보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프로그램에 출연중인 A 씨가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최소한 프로그램이 종영할 때까지 골프 등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진짜 사나이’를 연출하는 김민종 PD는 현재 추석 때 방송되는 ‘여군 특집’ 촬영 관계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MBC 홍보팀 관계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진짜 사나이’를 제작하며 더욱 조심스럽게 다루며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진짜 사나이’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정철순·안진용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