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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팀’이 24일 내놓은 경제정책 방향은 한 마디로 장기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과 세제, 금융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정·금융·외환 등을 묶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41조 원 내외의 자금을 투입하는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놓는 한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꺼져가는 한국 경제에 ‘군불’을 지피겠다는 뜻이다. 기업의 소득을 가계 소득으로 되돌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한 비정규직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책 대부분이 시중의 자금이 넘치는 상황에서 대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부족에 따른 세출 감소로 재정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대책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1%(이하 새로운 통계기준 적용)에서 3.7%로 0.4%포인트 낮췄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3%에서 1.8%로 내렸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4%에서 5.0%로 상향조정했다. 민간소비증가율은 지난해와 같은 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금이 걷히지 않아 세수 부족분이 8조∼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재정이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에 기금의 운용 규모를 확대해 11조7000억 원의 돈을 푸는 ‘재정보강정책’을 시행키로 했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재정집행률을 높여 2조800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 등 ‘허수(虛數)’가 많고, 사용처가 제약돼 있는 기금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것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세수 부족이 경기를 끌어내리는 효과와 재정보강정책에 따른 경기 상승 효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재정이 경기를 부양하는 강도가 매우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 쪽의 경기활성화정책은 산업은행 등을 통해 10조 원의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정책만 올 하반기에 지원되고, 나머지 19조 원의 금융지원정책은 올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시행된다.

정부는 재정보강정책과 금융·외환 쪽의 경기 활성화에 투입되는 자금을 모두 모아 41조 원 내외의 거시정책 패키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행 시기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걸쳐 있고, 거의 전부가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 주체들의 심리 개선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경기부양에 실질적인 약발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김철주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거시정책 기조를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전환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