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발생 100일째를 맞이한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서는 ‘경제 활성화 올인’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청와대는 별도로 세월호 참사 관련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박 대통령이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오후 주한 미상공회의소 임원들을 접견하는 등 경제활성화에 관련한 분주한 일정으로 메시지를 대신했다. 세월호 참사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던 박 대통령이 2기 내각 출범을 계기로 경제 활성화에 전력투구할 것임을 시사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세금을 감면해주고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할 의지와 자금이 있어도 투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나쁜 규제’를 철폐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내수 경기를 한시바삐 회복해야 하는데, 관건은 결국 투자”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규제 개혁은 계획이 10%, 실천과 점검이 90%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애가 타서 건의하는 규제 하나하나를 ‘규제개혁포털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국민들이 ‘그만하면 됐다’ ‘(규제 개혁이) 체감된다’고 할 때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몇 년 간의 저성장 국면을 지나 연초까지만 해도 성장·고용 등에서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는데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소비·투자 등 내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여기서 다시 주저앉으면 우리 경제는 긴 침체의 터널로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늘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 발표가 경제 회복의 불씨를 다시 한번 크게 살리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계기가 돼야 한다”며 “모두 신발 끈을 동여매고 경제 부흥을 위해 한 마음으로 매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올인 기조에 대한 야당의 평가는 아직 박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단기 부양책에 불과하다”며 “경제 상황을 인식하고 대책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요란은 떨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의미)”이라고 혹평했다.

윤호중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부자 및 기업 감세 정책 등 우리 경제를 외화내빈으로 만든 근본 문제들을 해결하는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남석·조성진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