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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수도권·충청권 9곳의 여론조사 판세를 보면 새누리당이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한 비(非)영·호남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와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이들 9곳의 판세는 ‘새누리당 우세 6곳, 새정치연합 우세 0곳, 오차범위 내 경합 3곳’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5곳 현상 유지만 해도 잘한 선거”라고 발언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9군데 중에서 단 두 곳만이라도 승리해 줬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갖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에서 전략공천을 하며 잇단 잡음이 발생한 것이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는 수습 국면에 들어가 여권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수도권·충청권 9곳 중 새누리당은 6곳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압도하고 있고, 수원 을(권선)의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도 백혜련 새정치연합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충청권 3곳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경기 김포에서도 중앙 무대에는 알려지지 않은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가 야권의 거물인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를 10%포인트 가까이 리드하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수원 병(팔달)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정장선 새정치연합 후보가 유의동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형국이지만 역시 오차범위 이내다.

수원 정(영통)에서는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가 야권분열의 약점을 안고 ‘MB맨’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시점에서 경합 지역 3곳 중 새정치연합이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반발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등 공천 잡음이 야당 입장에서 선거국면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정희(정치외교학) 한국외대 교수는 “권은희 전 수사과장을 꼭 공천했어야 했나 하는 문제는 이번 재·보선이 열리는 15개 지역의 시민들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김명수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이 잇따라 낙마하며 인사참극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화종·현일훈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