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야당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만이 야당의 공세를 ‘완벽하게’ 피하면서 그의 이·경력 등 면면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입각 대상자 8명에 대해 “한물간 경제부총리, 고추밭 장관, 음주운전 장관, 차떼기 국정원장, 표절왕 장관, 군복무 투잡 장관 이런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에 대해선 “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이인영 (새정치연합) 간사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결함이 덜한 분으로 국정공백을 우려해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통과’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사청문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전직 관료 출신인 이 후보자는 무엇보다 인사청문 과정에서의 답변 태도 및 내용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태 해결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대화를 통해 위법 사항을 해소하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고비를 넘기는가 하면, 박사 학위 논문 자기 표절 의혹에 대해선 “논문 발표 당시엔 ‘자기 표절’이 윤리 규정에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몸을 한껏 낮췄다.

또 이 후보자가 호남 출신인 것 역시 야당의 공세를 피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고를 나오는 등 이번 2기 내각 후보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 직전 이번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성한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이미 이 후보자에게 후한 점수를 줬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호남 출신이라는 장점과 함께, 철도노조 파업 이후 갈등을 겪고 있는 노정관계를 복원시키는 등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등이 야당으로부터 ‘공세’를 피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