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출신 국무위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불사(不死)’ 기록이 이번에도 이어지고 있다.

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야당 의원들은 정책적 능력 문제를 지적하며 부적격 의견을 표시하고 있지만 낙마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 후보자에 대해서)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등 도덕성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고 정책질의만 했는데 경제에 대한 철학·소신·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물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청문회에서 부실했던 답변을 서면으로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비(非)국회의원 출신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 보통 본인과 가족까지 포함한 엄격한 도덕성 검증의 잣대가 적용되는 것과는 달리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검증의 혹독함이 떨어져 ‘봐주기’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김 후보자는 한국선주협회 후원 해외시찰, 지역구 지방선거 출마자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등 이미 드러난 의혹 이외에 특별한 도덕성 추궁은 받지 않았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인사청문회 이전 인사청문회를 거친 국무위원들 가운데 국회의원 출신은 26명 전원이 통과했다. 김대중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한동 전 의원을 시작으로 지난 3월 해양수산부 장관에 오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까지 단 한 명도 낙마하지 않았다. 이번에 여성위를 통과한 김 후보자와 기재위에서 검증 중인 최 후보자까지 합하면 28명이다.

반면 현재까지 국회의원 출신이 아닌 국무총리, 장관 후보·지명자는 14명이 낙마했다. 장상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역사관 논란으로 청문회 전 자진 사퇴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까지 낙마자 전원이 국회의원 출신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야당은 논문 표절 등 각종 도덕성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교원대 교수 출신의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