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다른 나라의 경우 지역법관(향판)제를 원칙으로, 대부분 전국 단위 전보 인사 없이 특정 지역 근무를 하도록 한다. 다만 일본만 우리나라와 같은 순환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7일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관 인사 제도처럼 전국 전면 순환근무가 이뤄지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은 일부 법관이 지역에 고정적으로 근무하는 향판제처럼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법관들이 평등한 순환보직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같지만, 인사 기관과 인사 빈도 등 순환 보직의 강도는 우리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법관은 사법연수원 수료 후 약 10년 동안 ‘판사보’로 근무하게 되는데, 우선 최초 발령지에서 2년을 근무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후 대체로 3년 단위로 근무한다. 근거지 고등법원과 그 이외의 고등법원을 번갈아 이동해 특정 근거지를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0년이 지나면 4∼5년 간격으로 인사이동 한다. 부장판사의 경우 재판장이 빈번히 교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5년 근무 후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편 이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근거지 고등법원 관내에서 이동하며 근무지가 어느 정도 고정되는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는 향판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는 일부 지역만 순환근무를 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법관은 본인 동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전보되거나 승진되지 않고 정년에 이를 때까지 동일한 법원에서 근무할 수 있다. 다만 승진 인사 때 본인 신청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프랑스 법관들은 대부분 대도시인 파리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만큼 파리로 전보된 다수 법관이 승진을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파리에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전국 단위 전보인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세부적인 절차나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으나 원칙적으로 법관들에 대한 정기적인 전보인사는 없다. 순환근무제가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지방자치제 발달로 일반 주민 및 법관들 사이에 대도시 선호 현상이 비교적 미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