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글을 올린 인물의 신병 확보를 위해 온라인 IP주소를 추적하고 있다. 검경은 시국선언문 게재자의 신병을 확보한 후 시국선언문에 연서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할 방침이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병현)는 지난 5월 13일 ‘아이들,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이란 제목의 글과 같은 달 28일 유사한 내용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인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지휘 중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3개 단체가 고발한 이 사건에 대해 지난 24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다음 주초 청와대 홈페이지에 시국선언문을 게재한 사람의 온라인 IP주소를 추적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국선언문을 게재한 사람의 신원 파악이 되지 않아 IP 추적을 먼저 해야 한다”며 “게재자의 신병을 확보한 후 연서한 이들의 신원을 추가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2차례 게재된 시국선언문에 적시된 연서자는 각각 43명과 80명으로 이들 가운데는 동명이인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또 지난 12일 한 일간지에 광고 형태로 게재된 시국선언에 참여한 160명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고발에 따라 경찰을 통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국선언문에 연서한 이들의 신원 파악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검경은 연서자들 가운데 동명이인이 상당수이며 이들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홈페이지와 신문광고에 선언문을 게재한 사람의 신병 확보가 안될 경우에는 사건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전교조는 물론 각 지역교육청이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며 “선언문 게재자 신병 확보에 실패한다면 수사 자체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정유진·고서정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