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교육부의 ‘노조 전임자 복귀’에 반발해 전교조가 27일 ‘조퇴투쟁’을 강행하면서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교육계가 정치투쟁으로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선 교사들도 직무를 팽개친 전교조 가입 동료들 때문에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관악구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정문(46) 씨는 “아이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입시철이 다가왔는데, 전교조 교사들은 자신들 이익만 바라보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학교 현장이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 결국 학부모가 의지할 곳은 사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세월호 참사 등 시국이 혼란스러운데다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자 전교조가 정부와 한번 싸울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다수 학부모는 전교조 교사들의 이 같은 행동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교조의 이 같은 투쟁은 결국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전교조가 지난 2006년에도 조퇴투쟁을 벌이는 등 지금까지 10차례 넘는 강경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피해자는 학생이라는 사실만 일깨워줬다”며 “교육현장이 정치투쟁으로 혼란스러워지면서 학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외노조 문제는 전교조 운영에 대한 내부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왜 한 집단의 내부적 문제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전교조 가입 교사를 동료로 둔 교사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서울 중랑구 A고교의 정모(49) 교사는 “조퇴투쟁은 단순히 하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 과제물 처리와 교재 연구 등 많은 업무를 내팽개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른 교사들에게 돌아온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B중학교 김모(42) 교사는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투쟁에 나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30여 개 교육시민단체는 오는 7월 3일 ‘전교조 교육을 거부하는 전국 학부모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희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교육의 주인공인 학생을 버리고 길거리로 나서는 것은 교사이길 포기하는 행동”이라며 “전교조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지금껏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강승현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