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단식중’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위원들이 법외노조 판결에 항의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전 전교조 관계자가 김 위원장 단식농성일자를 바꿔달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7일 결국 ‘조퇴투쟁’을 강행한다. 정부는 전교조의 이번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교육부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등 주동자에 대해 징계 및 검찰 고발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철회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이어 서울 도심에서 거리 행진도 벌인다. 조퇴투쟁 참가자는 서울 400명, 광주전남 170명, 인천·전북·대구경북·경남 각 100여 명, 강원 80명, 충북 60명, 울산 50명 등 1500여 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생의 수업권 침해 논란에 따라 전교조는 학교별로 참여인원을 조정하는 등 조퇴투쟁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지만, 학생들의 수업에는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바른교육실천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대부분의 교사가 당일 조퇴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학생과 학부모에게 미리 수업 휴강, 변경을 공지하지 않아 더 혼란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전교조의 조퇴투쟁에 대해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조퇴를 하고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주동자들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학교를 이탈할 경우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과거 사례들을 참고해 현재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도 이번 조퇴투쟁이 불법인 만큼 김 위원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00년 연금법 개정 반대, 2001년 교육과정 개편 반대,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폐기 등과 관련한 전교조의 연가 투쟁이 학사 관리 업무를 방해했다고 법원에서 판결 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검경은 김 위원장이 소환 통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전교조가 7월 2일로 예정해 놓은 전국교사선언도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동 금지 조항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교육부와 검경, 고용노동부 등은 26일 대검찰청에서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전교조의 집단행동에 엄정 대처키로 했다.

반면 전교조는 조퇴투쟁을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대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자문한 결과 ‘조퇴는 쟁의행위도 아니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는 것이므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병채·유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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