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가 25일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의 사퇴와 관련, 긴급 성명서를 내고 일부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와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정치권의 반민주적 행태를 규탄했다.

바른사회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재판으로 인해 청문회장도 가지 못하고 문 후보자가 사퇴하는 사태를 있게 한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바른사회는 성명서에서 “KBS는 문 후보자의 국무총리 지명 다음 날 ‘9시 뉴스’에서 ‘문 후보자가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연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를 통해 문 후보자를 친일파로 매도했다”며 “공영방송 KBS가 ‘마녀사냥’ 신호탄을 쏘자, 마녀사냥 광기는 순식간에 전국을 휩쓸게 됐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는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나선 국회도 비판했다. 바른사회는 “야당은 ‘친일파 총리 후보’라는 왜곡보도를 호재 삼아, 대통령과 집권세력 흔들기라는 전가의 보도를 유감없이 휘둘렀고, 여당은 당권경쟁과 눈앞의 재·보궐선거를 위해 재빨리 잔머리를 굴려 문 후보자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이어 “언론의 진실왜곡, 무책임한 의혹제기와 마녀사냥, 정치권의 가세로 만신창이가 된 문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장이 아닌 여론의 청문회장에서 총리 후보 검증을 마쳤고, 결국 후보직을 내놨다”며 “문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로서 자질이나 도덕성 문제가 아닌, 왜곡된 역사관 보도 등으로 인해 친일파로 낙인 찍혀 국회 청문회장엔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것”이라고 평했다.

바른사회는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라는 정상적인 민주절차는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왜곡보도를 한 언론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