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로 전우들을 살해하고 무장탈영한 임모 병장은 A급으로 분류되다 최근 B급이 된 관심병사다. 임 병장 처럼 관심병사로 분류된 병사는 전체 병사의 약 2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즉 전군(全軍)에서 약 10만 명이 관심병사인 셈이다. 임 병장이 소속된 22사단에서만 무려 1800명이 관심병사다.

하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한 사회 고위인사들의 자제들은 군에 가더라도 전방이 아닌 후방의 편한 보직으로 발령받는 게 현실이어서 결국 이번 관심병사의 총기난사 사건도 이 같은 사회적 차별대우 속에서 발생했다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육군 22사단에는 관심병사가 전체 병사의 20%인 1800여 명이나 된다. 육·해·공군 전군을 합치면 무려 10만여 명에 이르는 관심병사가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사단에서 복무하는 관심병사는 총 1800여 명으로 전체 병사의 20%”라며 “관심병사를 모두 일반전초(GOP) 근무에서 제외하면 부대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2사단 내 A급 관심병사는 300여 명, B급 관심병사는 500여 명, C급 관심병사는 1000여 명”이라며 “다른 육군 부대도 관심병사 비율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규정에 의하면 관심병사는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나뉜다. A급 관심병사는 GOP 복무가 불가능하지만 B, C급은 복무가 가능하다. A급은 자살시도 경험자 등 병영 내 사고유발 고위험군에 속한다. 소대장에서 대대장까지, 부소대장에서 주임원사까지 이들을 관리할 책임이 주어진다. B급은 개인 및 가정문제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가혹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부류에 해당한다. 중·소대장, 부소대장, 행정보급관이 관리 책임을 진다. 기본관리대상인 C급은 주로 입대 100일 미만자와 허약 체질, 인성검사에서 동성애자로 식별된 병사들이 포함된다. 소대장과 부소대장이 관리 책임을 지고 있다.

21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임모(22) 병장은 지난해 2월 해당 부대로 배치된 이후 같은 해 4월 실시된 인성검사에선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11월 검사에선 B급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에 따르면 입대 병사 자원 감소로 병력 수급을 위해 징병 신체검사 기준을 완화하다 보니 이른바 문제 병사로 분류되는 현역병 복무 부적합자가 해마다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육·해·공군에서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병만도 7000여 명에 이른다.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운영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승주 국방차관은 23일 국회에서 이번 사건의 향후 조치와 관련, “7월을 기한으로 전군에 대한 부대 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