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동부전선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육군 중앙수사단(단장 임석현 대령)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동료 뒤에서 조준 사격을 가해 사망자 5명과 부상자 7명이 발생한 상황에 비춰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임 병장은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21일 오후 8시 15분쯤 GOP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함께 주간 경계근무를 한 동료 장병을 보자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총격을 가했고 도망가는 장병에게까지 지속적으로 총격을 가하며 GOP 소초(생활관)로 들어가 복도에 있던 장병에게 사격한 뒤 도주했다.

군 관계자는 “수류탄 투척으로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주로 소총 사격에 의한 것으로, 10여 발의 총격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12명이나 발생한 것에 비춰 임 병장이 사실상 지향성 조준 사격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순직한 김모 하사와 상병 2명, 일병 1명, 이병 1명 등 5명의 합동분향소가 23일 오전 성남 수도통합병원에 마련됐다. 3명은 GOP 생활관 밖에서, 사망자 2명은 생활관 안에서 숨졌다. 중상자 2명은 수술을 받은 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K-2 소총과 실탄 60여 발을 소지하고 탈영한 임 병장을 검거하기 위해 9개 대대병력을 동원, 강원 고성군 현내면 제진검문소 북쪽 명파리 마을 야산에 은신한 임 병장을 몇 겹으로 에워싼 채 포위망을 좁혔다. 군은 임 병장 부모의 육성을 녹음한 확성기를 헬기 상공에서 틀고, 열상감시장비(TOD), 야간투시경 등 적외선 탐지기를 동원해 밤새 투항을 권유했으나 임 병장은 23일 오전 현재 이에 응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날이 밝자 임 병장 부모가 확성기를 통해 투항을 권유하도록 하는 등 사살보다 생포에 초점을 맞춘 검거 작전을 재개했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