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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전초(GOP) 총기난사 및 전우 살해 후 무장탈영 사건이 발생한 동부전선 22사단 54연대 해당 부대 내무반 내에서 21일 사고가 발생하기 한 달여 전부터 부대 내 선임 문제 병사 1명과 다른 부대원들 사이에 심각한 내부 갈등과 알력이 있었다는 유가족의 증언이 나왔다. 또 일부 유가족들이 부대 내에 문제 병사가 있다는 사실을 부대에 알렸는데도, 군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유가족의 사전 제보를 회피했거나 묵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총기 사고로 인한 문제 병사 부실관리 책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부대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 등 지휘라인의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부대원들 간의 갈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문제 사병에 대한 제보를 묵살한 사실까지 드러날 경우 문책의 범위는 국방부장관을 겸하고 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까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고를 낸 임모 병장의 총격을 받아 21일 사망한 병사의 동생 K 씨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형이 5월 중순쯤 포상휴가를 나와 전체적으로 부대는 가족적인 분위기로 좋은데 선임 한 명이 문제를 일으켜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선임 대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각한 어조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내년 1월 전역 예정인 선임병으로 , 문제 병사는 병장 또는 상병 고참 계급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K 씨의 증언은 이 부대 내부반 내에서 문제의 선임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과 알력이 있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K 씨는 “군 장교들로부터 세월호 사건 때 유족들이 언론으로부터 많은 고충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유족들에게 언론과의 인터뷰 등 접촉을 무조건 삼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는 군 당국이 언론과의 접촉 차단을 통해 이번 사건의 원인이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 등으로 유족들에게 일종의 ‘함구령’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K 씨는 “군 당국은 소속이나 이름도 안 밝힌 채 ‘○○ 동생 되시죠? 형이 사망했다’고 사망 통보 한마디가 전부였다”며 무성의한 군의 태도에 분개했다. 또 다른 유족은 “사고 전에 문제 병사들에 대한 얘기를 군에 제보했는데 소식이 없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후 군 수뇌부의 지각 보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 발생 2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김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은 21일 오후 10시 30분 박 대통령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으며, 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2시간 15분이 지나서야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고성 = 이근평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23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희생 장병 합동분향소에 숨진 장병들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