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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을 수정할수록 경상수지 흑자액이 급증하는 이유는?’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잇따라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급증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014년 경제전망(수정)’을 내놓으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당초 550억 달러에서 680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월 28일 ‘KDI 경제전망(2014년 상반기)’을 내놓으면서 당초 510억 달러였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781억 달러로 높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 ‘KERI 경제 전망과 정책과제’를 내놓은 한국경제연구원(KERI·한경연)의 경우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당초 767억 달러에서 831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수정 전망을 내놓는 시기가 최근일수록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는 지난해 79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수정 전망치를 내놓은 한경연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831억 달러)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세운 사상 최대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경상수지 흑자액이 이렇게 기형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설비투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약한 점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의 80% 이상이 석유 등 원자재와 설비투자용 기계류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기계류 등의 수입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만 증가한 결과가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배상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액 전망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은 수출이 늘어나는 것만큼 수입이 증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기계류 등의 수입이 늘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급증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으며,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원화가치를 높이라고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