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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스캐퍼로티(사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일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주한미군 및 한국 배치와 관련해 “사전조사 연구가 이뤄지는 단계라기보다는 한국에 THAAD를 전개하기 위한 초기 검토가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조찬 강연에서 “개인적으로 THAAD 전개를 미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THAAD의 한국 배치를 요청했다고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요격 고도가 40∼150㎞에 이르는 THAAD를 도입하지 않고 40㎞ 이하의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THAAD의 한국 전개가 중국과의 긴장상황을 조성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THAAD는 굉장히 방어적인 체계이고 단순히 한국방어에 중점을 두고 배치될 것”이라며 중국 위협론을 일축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THAAD의 한국 전개 추진과 관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진화 때문”이며 “특히 북한이 비대칭전력 위협을 발전시켜 무경고로 공격을 단행하는 데 대비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THAAD는 많은 역량을 갖춘 체계로, 광범위한 센서탐지 범위와 위협을 조기에 인식하는 능력을 갖춰 한국과 미국 MD 체계의 상호운용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북한은 지상을 기반으로 한 재래식 위협으로부터 비대칭 능력을 기반으로 한 더욱 위험한 위협으로 발전해왔다”며 “오늘날 김정은이 통제하는 북한의 고립된 독재정권은 각종 폭력적 행위도 불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추진되고 있고 그것을 증명하는 물증이 많다”며 “군 전력구조 측면에서 봐도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다음으로 두 번째 우선순위를 선점한 국가이고 미 8군사령부 예하 2사단은 가장 최신장비로 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그러나 “미국은 THAAD를 한국에 전개하는 것과 관련해서 어떤 결심을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라며 “한국 측과 공식적 토의가 이뤄진 바 없는 만큼 검토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THAAD가 한국에 전개된다 하더라도 한·미동맹의 결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